<방승석목사의고백] [고백2][불씨][불티][아궁이][금식기도]

2024. 6. 14. 01:29강단유머(예화)

93년 겨울
진리에 갈급한
한 신학생이 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그리고 어두워지고 고요해진
산기슭에서 자신의 머리카락을 자르기 시작한다!

그리고 조용히 외친다!



야훼를 만나러 시나이산에 오른 모세처럼

당신이
자신을 들어내지 않으면
결코 이산에서 내려가지않을것이며
빵한조각 곡기하나 먹지 않을것이고
주일이 돌아와도
난 교회에 돌아가질 않는다!

 
 

 

고백 2

 

               방승석

 

 

아궁이를 보니

잠시 전에 불길은 어디로 가고 숯불만이 남아 있었다.

숯이 되고 재가 되고

장작들은 자기가 하는 일에 온몸을 불사르고

또 불사르고 재가 되어 갔다.

나는 과연 어떠한가

내 몸을 불사르고 또 불사르는가

아니면 몸은 던지지도 않은 채

다른 사람들만 아궁이로 뛰어드라 하는가

내 몸이 불씨가 되리라  내 온몸이 불씨가 되리라

먼저 타오르고 먼저 재가되는 불씨 되리라

나의 온몸은 온전히 태워 새로운 불씨 만들리라

또 하나의 고통을 통해 새로운 불씨 잉태하리라

재가 되어 온 바람에 날리어도

누구 탓하지 않으며

기쁨으로 떠돌다가

쓸면 쓸로우고 털면 털리우고 불면 불리고

재가 되어 온 세상을 떠돌다

한 송이 꽃을 위해 죽으리라... 죽으리라

 

 

구십사 년 일월 십사일 이른 아홉 시 사십 분 곤지암의 숲향기를 맡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