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 이야기

냄새 ㅡ 냄시

조카딸이 벌써 두 달째 징징거린다
나름 생떼도 부리고
철저하게 설득도 한다

그래서
결국 두 달 만에
강아지 "흑당"이가
집에 왔다

검고 작은 흑당이는
실은 유기견이었다
하지만
짧은 시간만에 파양의 상처
버림받았던 불행을 잊고
잘 적응했다

집안의 활력소로
귀염둥이로
나날이 사랑받았다

하지만
나는 흑당이 가 싫다
나는 강아지든 개든
나는 싫다
특히
개냄새 개오줌냄새
나는 싫다

나는 흑당이
이름도 싫었다
흑당이 뭐냐
먹는 것도 아니고

조카딸이 나름 트렌디한 흑당차를
생각하고 지은 것인지 모르지만
입에도 잘 달라붙질 않았다

차라리 까망이, 해피가 나을 듯싶다




알고 보니
내 냄새...

그래서 잠시
옛 기억을 더듬어 보니
내 어릴 적 별명이 냄시
냄새였다

문간 방살이 했던
어린 시절
어머니 말씀에 따르면
돌이 막 지난 무렵
집주인집 큰 방 텔레비전 밑에
크게 한 무더기를
당당하게 싸질렀던
나를 집주인 가족네는
나를 냄시라 불렀다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녀가 나에게 달려왔다.  (4) 2023.12.22
남자인생 초년의 성공  (0) 2023.12.22
서울의 봄  (2) 2023.12.21
화장하는 그녀에게 찬사를  (3) 2023.12.21
인생은 선택  (3) 2023.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