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9. 18. 21:14ㆍ방승석목사의 말씀묵상과 마음인사이트
1994년 1월 언제부턴가 저의 마음은 어두워져만 가고 빛을 잃은 촛불처럼 조그마한 서랍안에 갇혀 있었습니다.
사방으로 깔려진 어둠속에서 빛을 찾아 소리질렀지만, 흩어지는 저의 목소리와 힘을 잃은 메아리만 저를 바라보았습니다.
적막, 모든 것을 잃어버린 시간,
허탈해진 웃음과 소금기가 흥건한 입술을 닦으며 식어 버린 제손을 바라보았습니다.
바로 그때, 그 어둠속에서 저는 보았습니다. 저의 눈물, 아니 저의 눈물속에 계신 주님을,
저를 대신해 울고 있는 주님을 보았습니다. 온 몸의 힘줄은 다시 힘찬 심장의 고통을 전하고 눈물속의 주님은 저의 눈물을
닦아 주시며, "너 어서 나를 따르라, 너 어서 나를 따르라..."
그 날을 회상하면서 이 시를 읽습니다.
고백2
作 방승석
아궁이를 보니
잠시전에 불길은 어디로 가고 숯불만이 남아 있었다.
숯이 되고 재가 되고
장작들은 자기가 하는 일에 온몸을 불사르고
또 불사르고 재가 되어 갔다.
나는 과연 어떠한가
내몸을 불사르고 또 불사르는가
아니면 몸은 던지지도 않은 체
다른 사람들만 아궁이로 뛰어드라 하는가
내몸이 불씨가 되리라 내 온몸이 불씨가 되리라
먼저 타오르고 먼저 재가되는 불씨 되리라
나의 온몸은 온전히 태워 새로운 불씨 만들리라
또 하나의 고통을 통해 새로운 불씨 잉태하리라
재가 되어 온 바람에 날리워도
누구 탓하지 않으며
기쁨으로 떠돌다가
쓸면 쓸리우고 털면 털리우고 불면 불리우고
재가 되어 온 세상을 떠돌다
한송이 꽃을 위해 죽으리라 ... 죽으리라
구십사년 일월 십사일 이른 아홉시 사십분 곤지암의 숲향기를 맡으며
1994년 1월 언제부턴가 저의 마음은 어두워져만 가고 빛을 잃은 촛불처럼 조그마한 서랍안에 갇혀 있었습니다. 사방으로 깔려진 어둠속에서 빛을 찾아 소리질렀지만, 흩어지는 저의 목소리와 힘을 잃은 메아리만 저를 바라보았습니다. 적막, 모든 것을 잃어버린 시간, 허탈해진 웃음과 소금기가 흥건한 입술을 닦으며 식어 버린 제손을 바라보았습니다. 바로 그때, 그 어둠속에서 저는 보았습니다. 저의 눈물, 아니 저의 눈물속에 계신 주님을, 저를 대신해 울고 있는 주님을 보았습니다. 온 몸의 힘줄은 다시 힘찬 심장의 고통을 전하고 눈물속의 주님은 저의 눈물을 닦아 주시며, "너 어서 나를 따르라, 너 어서 나를 따르라..." 그 날을 회상하면서 이 시를 읽습니다. 고백2 방승석 아궁이를 보니 잠시전에 불길은 어디로 가고 숯불만이 남아 있었다. 숯이 되고 재가 되고 장작들은 자기가 하는 일에 온몸을 불사르고 또 불사르고 재가 되어 갔다. 나는 과연 어떠한가 내몸을 불사르고 또 불사르는가 아니면 몸은 던지지도 않은 체 다른 사람들만 아궁이로 뛰어드라 하는가 내몸이 불씨가 되리라 내 온몸이 불씨가 되리라 먼저 타오르고 먼저 재가되는 불씨 되리라 나의 온몸은 온전히 태워 새로운 불씨 만들리라 또 하나의 고통을 통해 새로운 불씨 잉태하리라 재가 되어 온 바람에 날리워도 누구 탓하지 않으며 기쁨으로 떠돌다가 쓸면 쓸리우고 털면 털리우고 불면 불리우고 재가 되어 온 세상을 떠돌다 한송이 꽃을 위해 죽으리라 ... 죽으리라 구십사년 일월 십사일 이른 아홉시 사십분 곤지암의 숲향기를 맡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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