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울증 우울증 차이점과 자가진단

유명인사 자살…우울증 아닌 조울증 때문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실제로는 조울증인 경우가 많을 뿐더러
우울증보다 조울증에서 자살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신경정신과 전덕인 교수는 “조울증 환자들은 발병 초기에
우울증이었다가 조울증으로 발전하기 때문에 본래는 조울증인 환자가 일반적인
우울증으로 진단 및 치료를 받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조울증 환자가 항우울제 등 일반적인 우울증 치료를 받으면 증상이 더
자주 나타나거나 심해질 수 있다. 조울증과 우울증 환자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울증은 우울한 시기, 기분이 들뜨는 시기, 정상적인 시기가 불규칙하게
반복되는 질환으로 감정의 기복이 심해 우울증보다 자살 확률이 높다.

특히 자살방법도 투신이나 자해 등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는 일이 많아
그만큼 더 위험하다. 그러나 조울증의 우울한 시기는 일반적인 우울증과
증상이 유사하여 전문가도 구별하기 쉽지 않다.


*조울증과 우울증의 차이

역학조사에 의하면 우울증은 남자에게서 보다 여자에게 2∼3배 많이 발생하며,
 30대 이후의 중년에서 많이 발병한다. 반면 조울증은 남녀의 차이가 거의
없으며 젊은층에서 주로 발병한다.

특히 우울증보다 조울증의 유전성은 더욱 강해 가족력이 있거나 가족 중에
우울증을 포함한 기분장애를 경험했던 사람이 다수 있다면 현재 우울증이라도
조울증일 가능성이 높다.

증상도 약간 다르다. 조울증에서 나타나는 우울증은 불안, 초조, 불면증 등이
적고, 오히려 늘어지거나 무기력하고 덜 움직이는 편이며 과도한 수면이 흔하다.

즉 비정형적 특징이 강한 편이다.
따라서 우울증상이 어떤 양상이냐에 따라 조울증일 가능성이 있다.

산후 우울증도 조울증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출산 후에 우울증이 나타났다면
 예전에 조증이 있었는지 점검하고 치료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조울증의 문제점

전문가들에 의하면 조울증에 나타나는 우울증(양극성 우울증)의 문제점은
매우 심각하다.

첫째 조증에 비해 관심을 받지 못하며 진단을 놓치기 쉽다.

조울증 환자의 1/3 정도가 정확한 진단을 받기까지 10년 이상이 걸렸으며,
조울증 환자의 절반 이상이 그냥 단순한 우울증으로 진단 받아 치료를
받았다고 할 정도이다.

둘째 환자가 느끼는 괴로움의 강도가 상대적으로 더 크다.

기분이 들뜨고 자신감에 차 있던 조증에 비하면 우울한 상태는 더욱더
힘들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셋째 환자들은 조증 보다 훨씬 많은 3배 이상의 기간을
우울한 상태로 지내고 있다.

넷째 이 시기에 자살이 많다.

조울증의 자살 위험성은 매우 높은데 대개 우울한 상태에서 자살을 한다.
아마도 우울증으로 자살했다는 사람들의 상당수가 실은 조울증이었으리라
추정된다. 매스컴에 등장하는 유명인사들의 자살도 그럴 수 있다.

다섯째 치료가 까다롭다.

사실 양극성 우울증의 치료는 의사에게는 딜레마이다.
우울증을 치료하자고 항우울제를 잘못 사용하면 조증이 유발될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약물투여에 제한을 받게 되며 신중해야만 한다.


*조울증의 진단

우울증과 조울증의 증상은 언뜻 같아 보이지만 다른 질병으로 분류된다.
역학, 인구학적 특징, 임상양상, 경과, 치료 등이 서로 다르기 때문.

두 질병 모두에서 우울증이 나타난다는 점이 공통점이나, 조증이나 경조증의
유무가 진단의 주된 차이점이다. 즉 현재 우울증이라도 조증 현상이 있었으면
 조울증이다.

그러므로 과거의 정보가 명확하지 않으면 우울증과 조울증을 구별하기란
실제로 매우 어렵다. 자칫 잘못된 진단으로 치료 받게 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특히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현재 우울증이라고 하더라도 조울증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① 가족 중에 조울증 환자가 있는 경우(특히 1차 친족)

② 항우울제를 투여하여 조증이 나타난 경우

③ 우울증이 3번 이상 재발된 경우

④ 비정형 특징을 가진 우울증

⑤ 조기에 발병한 우울증(10대 연령층 발병)

⑥ 산후 우울증

⑦ 항우울제에 치료효과가 없는 우울증